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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서양철학사/ 흄

흄은 철학자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사람으로 로크와 버클리로 이어진 경험주의 철학에서 논리적 결론을 이끌어내고 경험주의 철학을 일관성 있게 표현함으로써 상식에 어긋난 신뢰할 수 없는 철학으로 만들었다.
어떤 의미에서 경험주의는 막다른 골목에 도달했기 때문에 흄이 제시한 방향을 따라 앞으로 나가기는 불가능하다.
흄은 <인간 본성론>에서 ‘인상’과 ‘관념’을 구분하면서 논의를 시작한다.
“인상(impression)은 강하고 격렬한 지각이고, 관념(idea)는 사고 활동과 추론 활동 속에 나타난 인상에 대한 희미한 심상이다. “
“단순 관념에는 제각기 닮은 단순 인상이 있으며, 단순 인상에는 제각기 한 관념이 상응한다.”
“모든 단순 관념은 처음 나타날 때 단순 인상들에서 비롯된다. 단순 인상은 단순 관념과 상응하며 정확하게 단순 관념을 표상한다.”
흄이 제안한 관념이 인상의 모사라는 이론은 모호성(vagueness)을 간과했기 때문에 타격을 입는다.
버클리가 물리학에서 실체의 개념을 추방했듯, 흄은 심리학에서 실체란 개념을 몰아냈다.
흄의 결론은 마지막으로 잔존한 ‘실체’라는 용어의 쓰임을 형이상학에서 제거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는 신학에서도 중요한 의의를 갖는데, ‘영혼’에 대해 가정된 모든 지식을 철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한 흄의 결론은 지식을 분석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주체와 객체의 범주가 근본 범주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자아 문제에 관한 한 흄은 버클리 이후 중대한 진보를 이루었다.
흄은 철학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일곱 가지 관계, 즉 유사성, 동일성, 시간과 장소의 관계, 양의 비율이나 수, 질의 정도, 반대(불일치), 인과 관계에서 싲가한다.
이 관계들은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오직 관념들에 의존한 고나계들과 관념들의 변화 없이 변하기도 하는 관계이다.
과거에 인과관계는 논리학에서 인정한 근거와 결론의 관계와 얼마간 비슷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흄이 올바르게 파악했듯이 이는 실수였다.
스콜라 철학과 마찬가지로 데카르트주의 철학에서 원인과 결과의 관계는 논리적 관계의 필연성만큼이나 필연적인 것으로 생각되었다.
이러한 견해에 대한 최초의 진지한 도전은 흄에서 시작되었는데, 그와 더불어 인과관계를 둘러싼 현대 철학이 태동한다.
흄은 한 대상이 다른 대상을 산출하는 힘을 두 대상들에 대한 관념들에서 발견할 수 없으므로, 우리는 추리나 반성이 아닌 경험에서 원인과 결과를 인식할 수 있을 따름이라고 말한다.
그는 일어난 것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게 마련이라는 진술이 논리학의 진술들처럼 직관적인 확실성을 갖는 진술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인과관계에 대한 상세 설명 생략)
물리학에 관한한 흄은 전적으로 옳다.
A는 B의 원인이다와 같은 명제는 결코 수용되지 않을 것이며, 그러한 명제를 수용하려는 경향은 습관과 연상의 법칙들로 설명해야 마땅하다.
흄은 인과관계에 대한 증거를 빈번한 연접관계에 대한 경험으로 환원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나아가 빈번한 연접관계의 경험이 미래에 일어날 유사한 연접관계를 기대하는 판단의 정당성을 입증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흄의 철학은 18세기의 합리성에 대해 파산 선고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