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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타인의 뇌라는 축복 또는 지옥

당신의 뇌는 보이지 않게 다른 뇌와 함께 움직인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협력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은 환경에 적응하는데 주요 이점이 되어왔다.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우리의 신체예산에 영향을 끼치고 성인이 된 뇌를 재배선한다는 것일까? 우리 뇌는 새로운 경험을 한 뒤 배선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우리가 뇌의 가소성이라고 부르는 그 프로세스 말이다.
어떤 사람의 뇌는 주변 사람들에게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어떤 사람들은 그러지 않지만, 모든 사람에게는 누군가가 있다. —심지어 사이코패스도 다른 사람에게 의존한다. 참으로 불행한 방식을 사용하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가족, 친구, 이웃 심지어 낯선 사람들까지도 우리 뇌 구조와 기능에 기여하며 우리 뇌가 몸을 잘 운영하게끔 돕는다.
이러한 상호조절에는 주목할 만한 효과가 있다. 두 사람이 연인이든 친구든 처음 만난 낯선 사람이든, 한 사람의 몸에 일어난 변화는 종종 다른 사람의 몸에도 즉각적 변화를 일으킨다.
또한 나의 행동이 상대의 신체예산을 조정하기도 한다. 우리가 목소리를 크게 내거나 눈썹을 치켜올리면 다른 사람의 신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 예컨대 심장박동수나 혈류 내에 흐르는 화학물질 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면 우리는 단지 손을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고통을 줄여줄 수 있다.
우리가 사회적 종이라는 사실은 우리 호모 사피엔스 모두에게 많은 이점을 제공해준다. 한 가지 이점은 다른 사람들과 긴밀하고 힘이 되어 주는 관계를 유지하면 더 오래 산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관계가 우리에게 좋다는 것은 명백해 보인다. 하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 혜택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다.
사회적 종이라는 사실이 대개는 우리에게 혜택을 제공하지만 나쁜점도 있다. 친밀한 사람과 함께할 때 우리는 더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지만, 외로움을 지속적으로 느끼면 병에 걸리고 일찍 사망할 가능성이 크다. 신체예산을 조절할 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우리는 추가 부담을 져야 한다.
신체예산을 공유한다는 사실은 공감에도 영향을 끼친다.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공감할 때 우리 뇌는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며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한다. 상대방과 사이가 가까울수록 우리 뇌는 상대방의 마음고생에 대해 더 효율적으로 예측한다.
인간 외에도 많은 생물이 서로의 신체예산을 조절한다. 개미와 벌을 비롯해 여러 곤충은 페로몬과 같은 화학물질을 사용해 이런 일을 한다. 하지만 인간은 동물계에서도 매우 독특하다고 할 수 있는데, 우리는 ‘말’로 서로를 조절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맞닥뜨리는 말들이 왜 그렇게 당신 내부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치는 것일까? 그것은 뇌에서 언어를 처리하는 많은 영역이 몸 내부도 제어하기 때문이다.
진화는 인간에게 일시적인 대사 변화에 대처하면서 오히려 그로부터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신경게를 선물했다. 어쩌다 경험하는 스트레스는 운동과 같을 수 있다. 신체예산에서 잠시 인출한 다음 곧바로 채워넣으면 당신은 더 강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된다.
신경계에 가장 좋은 것은 다른 사람이다. 신경계에 가장 나쁜 것도 다른 사람이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를 인간 조건의 근본적인 딜레마로 인도한다. 우리의 뇌가 생명과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