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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서양철학사/ 이상 이론

플라톤 철학에 영향을 많이 준 실재와 현상의 구분은 파르메니데스가 처음 철학 논의 속으로 들여왔다.
파르메니데스의 글귀와 논증이 도처에 나타나는데, 실재에 관해 말할 때 풍기는 종교적 경향은 피타고라스의 논조를 띤다.
파르메니데스의 논리가 내세나 오르페우스교와 결합하면서 지성과 종교적 정서를 둘 다 만족시키는 학설을 만들어 냈다. 그 결과 두 요소를 대단히 강하게 통합한 체계가 형성되고 갖가지 형태로 변모하면서 헤겔을 비롯한 후세의 철학자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감각에 나타난 세계에 대해서는 의견을 갖게 될 뿐이지만, 초감각적인 영원한 세계(super-sensible eternal world)에 대해서는 지식을 얻는다는 결론에 이른다.
의견은 아름다운 개별 사물과 관계하지만, 지식은 아름다움 자체와 관계한다.
지식이 틀릴 수 없는 까닭은 논리적으로 오류가 될 수 없다. 반면 의견은 오류가 되기도 한다.
철학자는 아름다운 사물만 사랑하는게 아니라 아름다움 자체를 사랑한다.
한 사물이 아름다우면서 아름답지 않거나 정의로우면서 정의롭지 못하다는 생각이 자기모순에 빠진다고 해도 개별 사물들은 이런 모순된 특징을 지닌다. 그러므로 개별 사물들은 실재하지 않는다.
헤라클레이토스의 주장과 파르메니데스의 주장을 결합하면 플라톤의 결론에 이른다.
플라톤의 학설에는 선대 철학자들에게 돌릴 수 없는 아주 중요한 무엇 바로 ‘이상(ideas)’ 혹은 ‘형상(forms)’ 이론이 있다. 이상 이론의 일부는 논리 부문이고, 일부는 형이상학 부문이다.
이상 이론의 일부는 논리 부문이고, 일부는 형이상학 부문이다. 논리 부문은 일반 명사의 의미와 연결된다.
일반 명사 고양이라는 낱말은 개별 고양이가 태어날 때 태어나지 않으며, 개별 고양이가 죽을 때도 죽지 않는다. 보편 고양이는 공간과 시간을 차지하지 않는 ‘영원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상 이론의 형이상학 부문에 따르면 ‘고양이’라는 낱말은 이상적인 특정한 고양이, 그 고양이(the cat)을 의미하며, 신이 창조한 하나밖에 없는 존재이다. 개별 고양이들은 그 고양이의 본성을 분유하지만, 더하든 덜하든 불완전하게 분유한다.
이런 불완전함 때문에 개별 고양이가 여러 마리 존재하게 된다. 이상적인 고양이는 실재하지만, 개별 고양이들은 현상(appearance)에 지나지 않는다.
플라톤에게 철학은 일종의 통찰, 곧 ‘진리 통찰’이다.
철학은 순수 지성의 활동만이 아니다. 철학은 지혜일 뿐만 아니라 지혜에 대한 사랑이기도 하며, 이러한 사유와 감정의 친밀한 합일은 스피노자가 말한 ‘신에 대한 지적 사랑’과 거의 같다.
지성에 속하는 두 종류는 각각 ‘이성(reason)’과 ‘오성(understanding)’이라 부른다. 두 종류 지성 가운데 이성이 더 뛰어난 능력으로 순수 이상에 관계하며 변증법을 사용한다.
오성은 수학에 쓰이는 지성 능력으로서 진위가 가려지지 않는 가설들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이성보다 열등하다.
수학은 존재하는 무엇에 대해 결코 말해주지 않으며, 그저 만약 어떠하다면 성립 가능한 것(what would be)을 말해줄 따름이다. 감각계에는 완벽한 직선들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만약 수학에 가설적인 진리 이상의 무엇이 있다면, 초감각계에 초감각적인 직선들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찾아야 한다. 오성으로는 이런 일을 하지 못하는데, 플라톤에 따르면 그것은 이성이 할 일이다.
이성은 천상에 존재하는 직선으로 둘러싸인 삼각형을 알아보며, 그런 삼각형이 존재해야 비로소 기하학 명제들을 가설적인 명제가 아닌 정언 명제로서 긍정할 수 있다.
(러셀은 신이 침대를 하나만 만들었기 때문에 직선 또한 한 개만 만들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삼각형은 현상이게 되므로 기하학 연구는 현상 연구의 일부일 수 밖에 없다고 플라톤을 까는데, 플라톤은 이 논점에 대해 모호하게 답변하고 넘어간다고 한다)
플라톤 철학에서 선이 누리는 지위는 독특한데, 플라톤은 학문과 진리는 선과 유사하지만, 선이 더 높은 지위를 차지한다고 말한다.
선은 본질이 아니지만, 위계와 권능의 측면에서 더 높은 지위를 차지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