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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게임의 탄생 2

무엇이든 이론으로 배우는 것보다 직접 해 보는 것이 가장 좋지만 세상 할 일을 모두 경험해 볼 수는 없는 노릇인지라 '경험담'이라는 것은 참으로 귀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경험담이라는 것은 아무래도 나와 비슷한 처지의 것이 좀 더 낫게 마련이라 –물론 우리가 선망하는 개발사들의 게임이기는 하지만– 물건너 콘솔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보다는 우리나라에서 온라인이나 모바일, 소셜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 책에는 사실 그 외의 개발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좀 더 공감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개발에 관한 다양한 지식들이 공유되어 많은 곳에서 불필요한 삽질을 반복하지 않고 –그 유명한 '바퀴를 다시 만들지 말라'는 것이죠– 제품을 만들고 품질을 높이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면, 업계 전체 적으로 더 나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질 것이고, 그러면 더 많은 고객들을 만족시켜 더 큰 시장과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 생각 합니다. 때문에 이러한 지식이 가능한 더 많이 공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며, 제가 지금 속해 있는 팀에서도 그러한 지식을 공유하고자 하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서 가능한한 빠른 시일에 저희 팀의 노하우 역시 이러한 가치에 기여를 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튼 이 책은 바로 그런 삽질을 반복하지 말라는 좋은 가치를 지닌 책이므로 업계인이나 지망생이라면 꼭 한 번씩 읽고 앞으로 이런 글이 더 많이 쓰여질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나저나 책을 읽으면서 하나 재미있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포스트모템을 읽음으로 해서 그 포스트모템이 쓰여진 개발팀의 개발력이나 개발관리 정도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포스트모템이라는 것이 사후평가인지라 글을 쓰려면  과거의 일을 떠올려야 하는데, 이때 순수하게 저자의 기억에 의존해 글을 쓴다면 그저 '이러이러해서 좋았다, 나빴다'는 정도의 이야기 밖에 되지 않지만, 만일 그 팀이 개발 히스토리 관리가 잘 된 팀이라면 순수 기억이 아니라 실제로 자신들이 했던 과거의 기록을 찾아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포스트모템의 성격에 맞는 '어떻게 해 봤는데, 어떤 문제가 있었고 그래서 어떻게 했다' 와 같은 좀 더 깊은 수준의 글이 나올 수 있으리라 생각 됩니다. –물론 저자의 기억력이 매우 뛰어나 수 개월 ~ 수년에 이르는 개발 기간의 디테일한 부분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면 다르겠지만 말이죠
또한 포스트모템 중 자신들의 했던 일에 대한 문제의 원인을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그 해결 방안에 대한 깊은 고민이 느껴지는 글의 경우에 그 팀의 구성원들의 문제 이해 능력과 해결 능력을 알 수 있기 때문에 그 팀의 개발력에 대한 추측도 어느정도 할 수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드래곤 네스트'와 '롤링 콩즈', '범핑 베어'의 포스트모템을 보면서 훌륭한 팀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물론 다른 팀들이 훌륭하지 않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모든 팀들을 다 열거할 수 없을 뿐입니다.
계속 얘기하지만 '바퀴'를 만드는 좋은 방법을 공유하고 전파하면 사람들이 수레의 다른 성능에 역량을 부여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곳에서 더 나은 수레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면 더 많은 사람들이 수레를 이용해서 수레 산업 자체가 더 발전할 것이고 수레를 만드는 사람들은 장기적으로 더 큰 이익을 얻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만일 바퀴를 만드는 방법을 혼자만 알고 있다면, 당장은 바퀴를 만들 수 있는 자신은 큰 이익을 얻게 될 것이나 수레 산업 자체가 발전을 못해 산업 자체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말이나 가마를 타고 다니겠죠.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사회적 협력과 기여를 해야 합니다. 이기적인 집단은 이타적인 집단을 결코 이길 수 없으며, 이기주의가 주류를 이룰 때 사회가 어떻게 붕괴되는지 우리는 현재 몸으로 깨닫고 있습니다. 개인이 이기심을 추구할 때 사회적 번영을 이룰 수 있다는 경제 논리는 이미 1950년 내쉬균형으로 깨졌음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려 60년도 더 된 이야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