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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저는 꽤나 오랜 시간 동안 요일이나 일자는 구분이 되지 않는 나날들을 지속해 왔습니다평일과 휴일로만 구분되는 이 나날들은평일에는 정해진 시간 쯤에 일어나 정해진 시간 쯤에 출근을 하고 정해진 시간 동안 일을 하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퇴근 하여 집에 오면 별다른 할 일도 없이 PC나 잠깐 만지다 이내 지겨워지면 책이나 좀 읽고 다시 정해진 시간이 되면 잠에 드는 패턴으로휴일에는 평일보다는 다소 늦은 시간에 일어나 집 밖으론 나가지도 않고 하루 종일 PC 앞에 앉아 이것 저것이나 하다가 밤이 깊어지면 잠에 드는 패턴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오늘이 몇 일인지 또는 무슨 요일인지는 중요하지 않고 오로지 오늘이 평일인가 휴일인가만 구분되는 나날을 보내다보니 자연스레 '나는 정녕 올바르게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합니다뭐 저와 비슷한 사정의 분이시라면 누구나 겪어 봤을 법한 시기인 '나는 사회의 부속품에 지나지 않는가?'하는 시기가 온 것이지요
적극적인 자세를 통해 보다 인간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바람과는 달리 하루하루에 별다른 목표나 의미 없이 그저 사회가 돌아가는데 필요한 부속품의 역할만 충실히 수행합니다뭐 어쩌면 사회에서 별달리 필요한 부속품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언제든 대체 가능한 또 다른 부속품이 있을 수도 있고 제가 맡은 부분이 애초에 별 필요 없는 기능일 수도 있습니다하지만 사실 그건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중요한 부품이든 안 중요한 부품이든 제가 살고 있는 삶이 인간적인 삶이 아닌 것이란 것은 결국 마찬가지니까요
인간적인 삶을 찾고자 몸부림 치는 저는 이것 저것을 시도해 봅니다평범하지 않은 운동을 배워본다든가 춤을 배워보기도 합니다가벼운 소설을 읽어보기도 하고 그림을 그려보기도 합니다하지만 어째서인지 삶에는 별다른 변화가 느껴지질 않습니다그저 새로운 할 일이 늘었을 뿐이지요
새로 익힌 것들이 미래의 나에겐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현재의 나에게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 것입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문제를 가진 저에게 도움이 될까 하여 읽은 책입니다만안타깝게도 이 책에선 제가 찾는 답은 구할 수 없었습니다
이 책은 정신분석 전문의인 저자가 실제 자신의 상담 경험을 통해 얻은 내용을 토대로서른이라는 나이가 되어 가정에서 독립하고 사회 생활을 한창 하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조언을 주는 책으로 30이라는 숫자를 가진 자기 자신에 대한 것과 사회의 일, 그리고 연애에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그 시기에 심리적 안정을 취하지 못하고 조언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아쉽게도 제가 찾는 문제에 대한 답은 되지 못하더군요
책장을 덮은 뒤 저에겐 실망감만이 남았지만 그래도 머물 수는 없기에 저는 다시 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을 찾기로 결심하였습니다어쩌면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이미 제가 그 답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 방법을 마치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한 어느 여행가의 길처럼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