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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plicate

하얼빈

김훈 작가의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암살 사건을 다룬 소설. 내용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읽을 생각은 없었는데, 지인이 읽고 설명한 내용을 듣고 마치 일본에서 아베 신조가 암살 당한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들게 되어서 읽게 됨.
분노로 가득찬 한 사람이, 그 분노를 표출할 대상 —이토 히로부미, 아베 신조— 을 죽여야겠다는 생각을 담고 있었고, 마침 자신이 있던 곳 근처에 이토 히로부미가 온다는 사실을 듣고, 저격을 시도한 것 이야기. 더구나 둘 다 사격 실력이 출중.
물론 아베 신조 암살범은 순수 개인이었고, —물론 안중근도 거사를 논의한 사람들은 있었지만, 군대와 같은 큰 규모의 조직은 아니었다— 그 분노의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나라를 잃은 것에 대한 분노와 가족의 삶이 붕괴된 것에 대한 분노— 개인의 분노가 국가의 최상위층 권력을 암살했다는 점이 묘하게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음.
워낙 유명한 작가라 문장이 술술 넘어가고 흡입력 있었기 때문에,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정치색도 없고, 특정 인물에 대한 신격화나 악마화도 없이, 당시 시대와 사건을 최대한 드라이하게 담고 있음—참고로 암살까지의 이야기는 절반 정도이고, 그 이후는 암살 이후의 이야기— 관심 있다면 읽어 볼 만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