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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그 유명한 단테의 사후 세계 여행 서사시. 지옥/연옥/천국 편으로 구성된다. –책은 3권이나 사실상 하나의 시리즈이기 때문에 한 번에 정리.
사후 세계이긴 하지만 14세기(1,300년대)의 카톨릭 세계관에 의한 것 –남반구는 바다로 뒤덮여 있다는 것이나 태양이 지구를 중심으로 도는 천동설 등– 이기 때문에, 비록 지옥/연옥/천국의 설정은 훌륭하지만 현대의 시각으로 보면 그냥 판타지 문학 같은 느낌이 든다.
지옥과 연옥, 천국에 가게 되는 기준에 작가의 편애가 반영되어 있는 것도 이러한 느낌에 한 몫한다. 자기가 사랑하던 여인이 천국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것이나, 알렉산더 대왕은 끓는 피의 강에서 고통 받고 있는데 반해 비슷한 기준의 카이사르는 편한데 있는 것 등이 그러함.
'시'이다 보니 수사와 은유가 상당히 훌륭하여 문학적 감성을 풍부하게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 원문 시의 운율 또한 대단하다고 하는데 번역본에서는 느낄 수 없어서 아쉽다.
다만 수사와 은유가 너무 과하다는 느낌도 드는데, 간결하게 전달할 만한 메시지도 엄청난 수사를 동원하고 있어서 서사 진행을 놓치기 십상이고 은유가 당시 시대 상황을 많이 반영하고 있어서 당시 시대 상황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기가 어려움. –그래서 주석이 참으로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