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성공한 인디 게임 마인크래프트와 관련한 이야기를 담은 책. 내용도 쉽고 번역도 깔끔한 편이라 가볍게 읽을만 하다. 마인크래프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다만 약간 오역이 눈에 띄는데, 칙센트미하이의 Flow를 '흐름'이라고 한 것이나 WikiLeaks를 '위키리스크'라고 한 것 등. Machinima를 '마키니마'라고 한 것은 발음상의 문제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감수가 좀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영웅 만들기 이야기를 별로 안 좋아하기도 하고 –영웅이 만들어지는 것은 순전히 그의 능력만이 아니라 당시 시대적 상황까지 고려해야 하는데, 대부분 그런 고려는 빠져있음– 내가 원하는 것보다 책의 깊이도 좀 부족해서 –마인크래프트의 개발 과정과 출시 이후에 발생한 어려움들과 그 어려움들 속에서 마르쿠스가 무슨 생각으로 어떤 의사결정을 내리고 어떻게 실행해 왔는지에 대한 내용– 아쉬움이 많았다.
딱 하나 눈에 들어왔던 부분은 마르쿠스가 마인크래프트로 당시 다녔던 직장의 수입을 뛰어 넘는 시기가 되었음에도 그 수입이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지 모른다는 미래의 불확실성 때문에 섣불리 직장을 나오지 못한 부분이었는데, 결과만 보고 성공을 선형적으로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현실 세계에서 과정이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라 생각된다.
뭐 작정하고 까자면 좀 더 깔 수는 있겠지만, 선물 받은 책인지라 선물해 준 사람의 호의를 생각해서 더는 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