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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결혼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릴 책은 박현욱 지음의 '아내가 결혼했다' 입니다이전에 소개해 드렸던 '스타일'이라는 책과 마찬가지로 세계문학상 당선작인데스타일은 4회 당선작이고 이 책은 2회 당선작이니 순서로는 이 책이 먼저군요 -참고로 1회는 미실과 3회는 슬롯입니다이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도 있기 때문에 내용은 대부분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사실 제목만 봐도 대충 짐작 가능한 이 책은 중혼이라는 소재를 다룬 소설입니다덕분에 이 책에 대한 거부감이 드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실제로도 주변에 몇 분이 계셨고이 책의 저자는 그 불쾌한 소재를 유쾌한 문체와 납득이 가는 인물 설정과 개연성으로 재미있게 다루었기 때문에 막상 읽어보면 불쾌함 보다는 -물론 민감하신 분이라면 그래도 불쾌하시겠지만-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읽었다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합니다
아 물론 그렇다고 이 책이 불쾌한 소재를 생각 없이 희화화 하였거나 그런 것은 절대 아닙니다이야기 속의 인물들이 중혼이라는 주제에 대해 벌이는 열띈 토론(?)을 통해우리가 인정 하는 관습(일부일처)의 절대성이나 우리가 인정 못하는 다양성(일부다처 혹은 일처다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만한 것을 만들어 주지요 -이 내용을 위해 수많은 자료를 조사한 저자에게 존경을 표합니다
책의 중반까지는 -사실 이야기의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겠지만- 일부일처는 관습, 그것도 사실 별로 오래 되지도 않은 관습에 불과하다라고 하지만중반 이후에 부딪히는 현실적인 문제들 -자식의 양육 문제라든가 또 다른 남편에게 느껴지는 질투심이라든가- 로 인해 일부다처, 일처다부 역시 명쾌한 대안은 아니다 라고 이야기하며 중립적인 자세를 지킵니다 – 실제로 책에 등장하는 식으로 가정을 유지하는 폴리아모리스트들의 경우 그들의 높은 지식수준이나 자유주의적인    성향에도 불구하고 그들 중 겨우 44%만이 1년 이상의 집단혼을 유지하였다는 연구 결과가 이 책에 나옵니다
민감한 주제와 이런 저런 생각해 볼만한 것 등 이 책은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도 분명 나쁘지 않은 책이지만사실 이 책의 최대 미덕은 바로 이 책이 '재미있다' 라는 것입니다이것은 심사평에도 언급되는 내용으로 저 역시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단숨에 읽을 수 있었습니다 -세상 다른 책들이 딱 이 정도만 되도 지금보다 책 읽는 사람이 배는 많아질 거라고까지 생각 되었지요
책이 던지는 주제 의식이나 책이 가진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을 따로 떼놓고 봐도 이 책은 그 자체로 너무 가볍지 않으면서 충분히 재미있는 책이기 때문에 한 번쯤 읽어 보면 괜찮을 만한 책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