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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맨드

경제를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은 바로 '수요' 입니다. 어느 큰 자본력을 지닌 집단이 무언가 멋진 아이디어를 만들고 그것을 제품화 해서 시장에 '공급' 하는 것보다 어느 개인이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만든 제품이 훨씬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바로 이 '수요'의 원리 때문이지요.개인적으로는 이것을 경제의 영역을 넘어서까지 이해하고 있는데, 똑같이 공부를 하더라도 무작정 공부해야지 하는 것보다는 필요(수요)에 의해 공부를 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도 학교 다닐 때보다 나이 먹고 오히려 더 많이 공부를 했으니까요.
뭐 여튼 이러한 수요의 원리 때문에 많은 성공한 사업가들이 '자신이 필요한 것' 혹은 '자신을 번거롭게 하는 것을 개선하는 것'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드는 것이 사업의 시작이라고 강조합니다. 작업 내용이 담긴 USB를 집에 놓고 오는 바람에 작업 시간을 날렸던 드루 하우스턴이 자신의 필요에 의해 시작한 드랍박스가 현재 4조원의 가치를 지닌 회사로 성장했고, 고막이 터져 병원을 예약하려다 분통이 터졌던 사이러스 마소우미가 병원 예약 시스템의 불편함을 개선해 만든 ZOCDOC이 9,500만 달러의 투자를 받고 매달 120만명의 환자가 이용하는 서비스로 성장한 것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세상 사는 사람들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때 –물론 지역적 특색은 존재하겠지만 인간이라는 생물학적 특성을 공유하는 한 많은 부분이 비슷합니다.–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은 세상 어딘가에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고, 마찬가지로 내가 겪는 불편은 세상 어딘가에 똑같이 불편을 겪는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필요와 불편에 의해 만들어진 제품이나 서비스는 그 필요와 불편함의 개선이 잘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그래서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보다 드랍박스가 나은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제품이나 서비스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지요.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수요'에 이해하여 성공을 거둔 기업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ZipCar나 Netflix 등과 같은 수요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제공하여 성공을 거둔 기업들의 성공 과정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지요.
처음에 Demand라는 제목만 보고 경제 이야기인 줄 알았으나 막상 읽어보니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원제: Built to Last)과 같은 경영 이야기라 놀래긴 했으나 책 자체가 읽을 만 해서 흥미 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에서 저자가 "비교 대상 없이 성공한 기업만 분석하여 공통점을 찾으면 결국 '성공한 모든 기업은 건물을 가지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라고 이야기 했던 것처럼 성공을 거둔 기업과 그렇지 못 한 기업들의 비교가 좀 더 다루어 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좀 들었습니다.그래도 수요를 이해하고 있다는 점과 꽤 많은 다양한 기업들의 성공 과정 이야기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번 쯤 읽어 볼 만한 책이라 생각 됩니다.